[인쇄술의 기원] 목판인쇄술의 출현


인쇄술 이전의 원시적인 복제 방법이 차차 발전하여 인쇄의 시초라 할 수 있는 목판의 발생을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석비(石碑)가 일종의 판재 역할을 했지만 나중에는 가볍고 조각하기 편한 목재를 판재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
 
동양에서는 일반적으로 인쇄술의 시초를 목판 인쇄에서 찾고 있으며, 활판 인쇄는 후세에 나타난 부산물로 여기고 있다. 반면에 유럽에서는 인쇄술이 발명된 연대를 활판 인쇄술이 시작된 해로 보고 목판 인쇄는 인쇄술이 발달하게 된 예비 단계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시각 차이는 알파벳을 사용하는 유럽 언어와 표의문자를 사용하는 중국의 한자 차이에서 생겨난 것이다.
 
목판 인쇄술의 발명은 곧 인쇄술의 발명을 의미한다. 그러나 목판 인쇄를 언제부터 누가 시작했다고 단언하기란 매우 어렵다. 이러한 연원을 밝혀 줄 결정적인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목판 인쇄의 발생 시기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학설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인쇄 분야의 역사를 연구한 세계의 석학들은 인쇄술의 발상지가 중국이었다는 것만은 모두가 인정한다. 이러한 이유는 중국이 당시에 인쇄술을 발명할 만한 여건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이유로는 첫째, 금석문이나 비석에 먹을 묻혀 탁본하거나 찍어내는 일이 일찍부터 성행했다. 이 방법은 비면(碑面)에 닿지 않은 종이의 표면에 먹을 칠하므로 글씨들이 똑같이 나타나긴 하지만, 글씨가 음각되어 있다는 점에서 양각 방식인 목판 인쇄와는 구분되는 방식이다.
 
또한, 인도에서 발생한 불상을 비단에다 찍어 날염하는 방식이 불교와 함께 중국으로 전해진 7세기 경부터는 목판에다 불상이나 부적을 새기고 먹칠을 하여 종이를 덮어씌운 다음 부드러운 면포로 문질러 찍어내는 방법으로까지 발전하였다. 이러한 비석의 탁본이나 불상을 찍어내는 방법이 목판 인쇄술 출현에 큰 영향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많은 보탬이 되었으리라는 점이다.
 
둘째, 한(漢)나라 때부터 인장이 널리 보급되어 관(官)이나 민간인들 사이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었는데, 인장의 재료로는 석재나 목재는 물론 금속이나 상아 등도 쓰였다. 인장을 새기는 기술은 5세기에 이르러 획기적인 발전을 했다.
 
당시까지의 인장은 비석에 글을 새기는 것처럼 음각(陰刻)으로 새겼으나 누군가가 문자를 부각하는 방법, 즉 양각(陽刻)하는 방식을 고안해 냈다. 이것은 인주를 찍어 날인하면 글씨는 붉은 색이고 바탕은 하얀 색이 된다. 더욱이 문자를 반대로 부각하면 글자는 바르게 찍힌다. 이는 목판 인쇄술의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인(印)이라는 문자는 오늘날에도 역시 인장을 의미하기도 하고, 광의로는 인쇄를 의미한다는 사실은 매우 시사적이 아닐 수 없다.
 
목판 인쇄술은 이처럼 비석의 탁본이나 날염한 비단, 인장 등의 몇 가지 방법과 과정을 거쳐 출현하였다.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서 보다 발전되고 널리 보급되었음이 여러 문헌의 기록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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